마음을 밝게 하고 싶습니다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마음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우울해짐을 느꼈습니다. 왜 그런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하면 마음이 금방 밝아질 수 있습니까

마음이란 여러 가지 상을 지음으로써 다르게 나타납니다. 칠흑같이 어두웠다가 대낮같이 밝아지기도 하고, 천근같이 무거웠다가 깃털처럼 가벼워지기도 합니다. 또 먹물처럼 탁해졌다가도 수정처럼 맑아지기도 하는데 이 모두가 다 마음이 짓는 바입니다. 괴로워할 때는 마음이 어둡거나 탁한 상태이고, 깨달음의 경지는 마음이 밝고 가벼운 상태입니다.

마음이 탁하다고 할 때는 주로 욕심을 부릴 때를 말합니다. 사람이 욕심을 너무 부리면 더러운 인간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세상에 많이 물들었다고 말합니다. 사람이 깨끗해졌다고 말할 때는 소탈하게 살 때입니다. 재물이나 사람에 대해서 욕심이 없고 계율을 잘 지킬 때 그 사람을 청정하다, 맑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의 깨끗하고 더러움은 그 사람의 마음에 욕심이 있나 없나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마음을 가볍게 하고 살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자기가 별것 아님을 알아야 됩니다. 모든 것이 공하여 그 실체가 없는 줄 알게 되면 마음이 가벼워집니다. 인생에 너무 의미를 두게 되면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인생은 길가에서 자라는 작은 들풀 같은, 산에서 뛰노는 토끼나 다람쥐와 같은 삶입니다. 인생이란 특별한 게 아닙니다. 토끼라고 함부로 사는 것이 아니죠. 그렇다고 무게 잡고 사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가볍게 사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생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해, 자신이 만든 상에 사로잡혀 살기 때문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가장이 직장을 그만두었을 때도 솔직하게 가족들에게 알려서 바뀐 상황을 설명하고 그에 맞게 살아가면 되는데 체면이 안 선다며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직장도 없으면서 공연히 아침에 가방 들고 나가서는 배회합니다. 누가 좀 뭐라 하면 자기를 무시한다고 여겨 화를 냅니다. 이것은 인생을 너무 무겁게 생각한 탓입니다. 마음이 무겁고 가벼움은 어떤 것을 고집하는 정도에 따릅니다.

한 보살님의 친정어머니가 고생만 하고 호강도 못해보고 돌아가셨지요. 그 보살님이 너무 슬퍼 몸부림치면서 우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위로의 말을 다했지만 울음을 그치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 거기에 다섯 살쯤 된 어린아이가 하나 와 있었는데, 갑자기 ‘뿌우우웅’ 하고 방귀를 뀌었습니다. 분위기가 무거워 웃음을 참고 있는데 다시 그 아이가 ‘뿌우우웅 뿡뿡’하고 계속 방귀를 뀌어대니까 모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 보살님도 웃어 버렸지요.

그러다가 다시 ‘아이고 우리 엄마 죽었지. 엄마’하고 또 울었습니다. 저는 그 때 ‘아, 방귀가 부처님이구나!’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온갖 수단을 다해도 그 슬픔을 달래 수 없었는데, 그 방귀소리로 천근처럼 무겁던 사람들의 마음이 일순간에 깃털처럼 가벼워지니 말입니다. 부처님이 천백억화신 한다더니 방귀로 화신한 거라 생각했지요. 보살님이 웃다가 또 우는 것은 어머니가 죽었기 때문이 아니라 죽었다는 그 생각에 사로잡혔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살아계셨을 때 고생했던 생각 하나하나에 사로잡혀 있어서 어둡고 무거운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 마음은 경계에 대한 집착 때문에 탁해지기도 하고 무거워지고 어두워집니다. 이 집착을 놓게 될 때 탁해진 마음이 수정처럼 맑아지고, 천근처럼 무겁던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칠흑처럼 어둡던 마음이 금방 대낮처럼 밝아진다는 이 이치를 알아야 합니다.

법륜스님 법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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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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